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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매거진

INTERVIEW 엘피디 시현하다 레코더즈 (ip:) DATE 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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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엘피디 

By 인혁 에디터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고 싶은 사람. 패션 크리에이터 엘피디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가 만들고 싶은 내일은 모두가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있는 사회다. 남의 시선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각자의 취향이 존중받는 안전한 세계.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엘피디는 오늘도 카메라 앞에 선다. 더욱더 다양한 아름다운 것들이 함께 살아가는 날을 꿈꾸면서.





처음에는 유튜버가 아닌 영상 PD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요.  


원래는 드라마 PD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다른 길로 빨리 전향해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가 이제 막 한국에도 MCN 회사들이 생겨날 때였는데, ‘비디오 빌리지’라는 회사에서 신입 PD로 입사하면서 영상 일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다 당시 팀원들과 함께 만든 콘텐츠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되면서, 영상에 출연한 저도 덩달아 유명세를 얻게 되었죠. 



그러다 회사를 떠나 크리에이터의 길을 걷게 됐군요. 


처음에는 뷰티 쪽으로 전문성을 기르고 싶어서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됐는데, 이직을 하자마자 ‘왜 크리에이터 안 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어떻게?’라는 생각이 앞섰거든요. 그런데 그런 말들을 계속 들으니까 저도 스스로에게 묻게 되더라고요. ‘왜 나는 크리에이터를 하지 않지?’ 


그러다 문득 내가 가진 기회들이 정말 중요한 기회고, 남들에게는 인생에 한 번 오기도 힘든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장인의 삶을 오랫동안 살아왔으니, 이젠 좀 모험을 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 마침내 크리에이터의 삶을 결정하게 됐죠. 

 


지금의 엘피디를 있게 한 대표 콘텐츠 ‘빅사이즈 룩북’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제가 옷을 좋아할 뿐이지 잘 입는다거나,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제가 입은 옷을 궁금해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패션 콘텐츠를 만들어 볼까? 했는데 대박이 난 거죠. ‘사람들이 나에게 궁금해하는 게 바로 이거구나’ 싶었어요. 나에게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정보가 되는 걸 보면서 본격적인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죠. 



룩북 콘텐츠 특성상 본인의 체형을 그대로 드러내야 하는 경우들도 있잖아요. 남들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3일 밤잠을 새면서 고민했어요. 더군다나 당시에는 직장인이었다 보니, 다른 팀원들이나 대표 님이 저를 어떻게 바라볼지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고민하다 결국 시원하게 공개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으시더라고요. 감사하게도 제 모습을 보시고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많이들 지지해 주셨어요.



반대로 그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악플을 진짜 많이 받아요.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물론 선플도 달리지만, 악플을 더 많이 받는데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그런 분들이 안타깝죠. 이 사람은 박스 안에 갇혀서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빛을 보지 못하고, 단점만 찾으면서 살아가는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좀 이해가 되더라고요. 


정말 드문 일이긴 한데, 악플을 쓰다가 팬이 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분을 볼 때 뿌듯하기도 하죠. 제가 호수의 물을 전부 마르게 할 수는 없어도, 돌을 던져서 파동을 일으키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유튜브 채널 소개란에 스스로를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고 싶은 유튜버’라고 소개하고 있죠. 엘피디가 만들고 싶은 ‘내일’은 어떤 미래일까요?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 저는 어렸을 때부터 정말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옷을 입었거든요.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시고, 저는 정작 아무렇지 않은데 주변에서 뭐라고 하는 거예요. ‘너는 얼굴이 그렇게 생겼는데 왜 귀여운 걸 입으려고 해?’부터, ‘너는 청바지나 입으면 좋겠는데 왜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거야?라는 말도 들었어요.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인데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입지 못한다는 게 싫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타인이 기대하는 이미지에 갇혀서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기대치에 맞춰서 살아가는 삶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럼 엘피디는 어렸을 때부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나요?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콤플렉스도 정말 많은 사람이고. 외모도 오밀조밀 뜯어보면 세상이 말하는 미의 기준에 일치하는 부분이 단 한 가지도 없거든요. 세상이 말하는 전형적인 미의 기준이 있잖아요. 흰 피부, 윤기 나는 머리카락, 콜라병 같은 몸매, 큰 눈, 작은 얼굴… 전 그런 기준들의 대척점에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외모에 대한 모난 말을 많이 들어왔고, 오히려 그래서 제 자신을 더 사랑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나는 이런 옷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야’라고 스스로에게 계속 말해줬어요. 그런 과정들이 반복되다 보니 조금씩 저를 사랑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사실 지금도 되게 힘들어요. 가끔 거울을 보면 제 외모를 지적하게 되고, 예쁜 친구들을 볼 때면 주눅이 들기도 하고요. 그럴수록 ‘저 사람에게는 없는 나만의 매력이 있다’고 매일 새기고 있어요.



엘피디가 생각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 있다면요.

 

도전을 많이 해 보는 것. 세상의 기준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걸 계속 시도해 봐야 해요. 결국 도전을 해 봐야지만 내가 어떤 것이 어울리는 사람인지 알게 되잖아요. 그런 도전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스펙트럼을 점점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편견을 깨는 과정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런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초등학생 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과거를 밝히기도 했죠.

 

저는 늘 상처받았어요. 아무렇지 않게 제 외모를 평가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대놓고는 아니지만 못생겼다고 돌려서 얘기하는 경우도 되게 많이 봤고. 특히 중고등학교 때는 아예 꾸미고 다니지 않았다 보니 더 심했죠. 


그런데 사실 과거의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그렇게 편협한 시선으로 살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 제가 받은 상처를 통해 남에게 더 따뜻한 말을 해주고,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게 얼마나 의미 있는 행동인지 알게 됐거든요. 그런 그림자를 먼저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보잘것없지만 스스로 빛을 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들어서 자기 몸 긍정주의 운동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체험을 존중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죠. 실제로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나요?


빅 사이즈 쇼핑몰도 점점 많아지고 있고, 다양한 체형이 미디어에 나와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걸 보면서 세상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이제 사람들이 단점을 찾기보다는, 저 사람의 장점을 봐주려고 한다는 게 느껴져요.



마지막으로, 엘피디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무엇인가요?


저는 아름다움은 다양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름다움이라는 것에 기준을 매기면서 지금의 사회가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사회적으로 대중이 좋아하는 미의 기준은 분명하게 있겠지만, 그 안에 있는 각자의 취향은 전부 다르거든요. 


음식만 해도 누구는 파스타를 좋아하고, 누구는 한식을 좋아하고, 누구는 인도 음식을 좋아하는 것처럼. 아름다움을 보는 기준도 그렇게 다양해지면, 매일매일 맛있고 다양한 메뉴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거죠. 보는 눈이 더 넓어지고, 시야가 확장되면 생각보다 더 많은 즐거운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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