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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매거진

INTERVIEW 박지오 파티시에 시현하다 레코더즈 (ip:) DATE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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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박지오

By 인혁 에디터

파티시에 박지오는 자신이 만드는 디저트를 ‘나의 아이덴티티’라고 소개한다. 그래서일까. 박지오와 그가 만드는 디저트는 어딘가 모르게 꼭 닮아 있다.

 

디저트를 향한 끝없는 애정에는 입안 가득 무해하게 퍼지는 달콤함이, 지금의 시간이 있기까지 그간 걸어온 길에는 짙은 노력의 짠맛이 아른거린다. 달콤함과 짭짤함 사이. 박지오의 일상과 커리어가 담긴 한 조각을 잠시 맛보고 싶다면. 




늦었지만 <더 디저트> 우승을 축하해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여전히 일을 계속해왔어요. 특별한 일이라면 팝업 행사에 참여하고, 지인이 오픈한 가게를 방문하기 위해 잠시 도쿄로 여행을 다녀온 정도? 



도쿄에서 만나본 디저트들은 어떻던가요?


굉장히 클래식하고, 밸런스가 좋았어요. 



파티시에로서 한국과 외국의 디저트를 비교해 본다면요.

 

얼마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디저트 수요가 거의 없다시피 했거든요. 최근에 들어서야 프랑스나 일본처럼 디저트 소비가 많이 대중화된 것 같아요. 얼마 전 다녀온 일본의 디저트를 예로 들자면, 보통 ‘젠하다’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제가 느끼기엔 맛 자체가 확 튀지 않고 디테일과 밸런스에 집중했다는 점이 달랐던 것 같아요. 



말한 것처럼 이제 한국에서도 디저트의 위상이 확실히 달라졌어요. 이런 디저트의 인기를 실감하는 중인가요?

 

아무래도 처음 파티시에를 시작했을 때보다 확실히 수요가 늘어난 게 느껴져요. 디저트 종류도 굉장히 다양해졌고, 소비자들이 갖는 관심도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도 몸소 체감이 되고요. 



한 명의 파티시에로서 이런 현상을 지켜보는 게 굉장히 뿌듯하겠네요.

 

굉장히 뿌듯하고, 저 역시 앞으로 다양한 걸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동기부여가 된다고 할까요. 



그동안 디저트 하면 단순히 ‘단 음식’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더 디저트>를 통해 다채로운 디저트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어 새로웠어요. 박지오만의 단어로 정의하는 디저트란 무엇일까요?

 

나의 아이덴티티. 옛날부터 이 일을 해왔다 보니, 그때 들었던 생각이나 관심 있었던 재료들 모두 여기에 담겨 있거든요. 예전의 제가 만들었던 디저트와, 지금의 제가 만든 디저트들을 한자리에 나열해 보면 ‘박지오’라는 사람의 일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박지오라는 사람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처럼, 만드는 디저트에도 어떤 변화가 있었겠네요.


예전에는 단맛에만 집중했다면, 요즘은 맛에도 여러 가지 맛이 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신맛도 있고, 쓴맛도 있고, 그런 다양한 맛의 균형을 잡은 디저트가 좋은 디저트라고 생각해 요즘은 그런 쪽에도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박지오와 가장 잘 어울리는 디저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번에 만든 감자 트러플이요. 겉모습은 생소하지만 맛은 대중적인 디저트.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살면서 ‘인생 디저트’를 만나본 적이 있나요?


최근 다녀온 일본에서 만난 것 같아요. 팥죽 같은 거에다가 구운 떡을 같이 주는데, 화려한 디저트가 아닌데도 팥의 고유한 단맛과 감칠맛을 잘 살렸더라고요. 특히 떡이 가지고 있는 풍미를 잘 살려서, 정말 심플한 맛이지만 굉장히 깊이 있는 맛이었어요. 이런 게 디저트구나 싶었고, 먹으면서 굉장히 행복했네요. (웃음) 



먹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게 바로 디저트의 매력이죠. 디저트의 또 다른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은연중에 끌린다는 것. 밥은 살아가면서 꼭 먹어야 하지만, 디저트는 필수적인 음식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계속 생각이 나고,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면 누군가에게 선물해 주고 싶고… 그러다 점점 끌려서 결국 나도 모르게 찾아가서 먹게 만든다는 게 매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더 디저트> 출연 이유를 밝히면서, 잃어버린 초심과 열정을 되찾고 싶다고 했죠.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요?


그때가 한창 저에 대한 자신이 없었을 때예요. 서울에 올라와서 성공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상경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잘 안 됐거든요. 그러다 보니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고민이 되게 많았어요. ‘내 색깔이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없는 걸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 저로서도 제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보니 일에 대한 재미도 시들해지더라고요.


어쩌면 디저트 파티시에라는 직업이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방송 출연 제의를 받게 됐어요. ‘그럼 이번 기회를 통해 나를 테스트해 봐야겠다’고 생각해 출연을 결정하게 됐죠.



결국 '우승'이라는 최고의 결과를 얻어낸 지금, 원했던 바를 모두 이룬 것 같나요?


그렇죠. 무엇보다 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디저트를 하는 게 행복하다는 걸 방송을 하면서 느꼈거든요. 제가 이루고 싶었던 ‘초심’이라는 목표를 이번 기회를 통해 되찾을 수 있었어요. 



초콜릿 미션 당시 디저트가 망가졌는데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위기의 상황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나만의 비법이 있나요?


사실 평온하지 않았어요. (웃음) 그때 제한 시간이 20, 25분 정도로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상황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건 포기를 하거나, 계속하거나 둘 중 하나밖에 없었거든요. 저는 그냥 계속하는 걸 선택했을 뿐이에요.



매 승부마다 열정을 불태우던 당찬 모습도 기억에 남아요. 디저트라는 분야 외에도 박지오의 승부욕을 불타게 만들거나,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요?


저는 항상 승부욕이 있는 편이에요. (웃음) 누군가에게 지면, 내가 저 사람보다 노력을 덜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스스로가 부끄럽다고 해야 하나. 항상 그렇게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승부욕이 기본 디폴트인 것 같아요. 



우승을 하게 되면 JIO.라는 디저트 바를 열고 싶다고 했죠. 그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사실 디저트 브랜드를 만들자고 생각한 지가 정말 얼마 되지 않았요. 그래서 아직 어떤 디저트를 만들지도 구상 중에 있고, 바의 콘셉트나 디테일한 부분들을 정하고 있는 단계예요. 



본인의 이름이 걸린 곳인 만큼, 포부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앞으로 JIO.가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나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디저트를 만들 때 제가 항상 추구하는 게 새로운 걸 보여주되, 대중적인 맛을 만드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손님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으면서, 굉장히 만족스럽고 맛있는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직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지기 전, 파티시에가 되기 이전의 박지오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뭘 하든 항상 열심히 했던 아이. 진로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았고, 공부할 때는 진짜 하루에 2,3시간만 자면서 공부할 정도로 열심이었거든요. 그러다 공부가 내 길이 아닌 것 같아서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해봤던 것 같아요. 연극 연기도 해봤고요. 어떤 일을 하든 늘 최선을 다했다 보니, 포기할 때도 미련이 없었어요. 



그러다 마침내 파티시에라는 길을 택했군요.


사실 디저트 먹는 걸 제일 좋아했거든요. (웃음) 제가 좋아하는 맛을 만들고 싶었던 게 시발점이었어요. 



파티시에가 되기까지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들었어요. 방송을 통해 첫 직장에서 계란 800개를 깨야 했던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죠.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적도 있지만, 저는 관련 학과도 나오지 않았고 경력도 없다 보니 맨바닥에 무작정 부딪히는 식으로 일을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어떤 매장에 가더라도 기본적인 일 밖에 할 수 없었어요. 사실 저에게는 당연하다고 생각한 일이었기 때문에 불만도 없었고, 오히려 그런 경험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었으니까 지금은 만족하고 있어요. 



그때의 힘들었던 시간들을 버틸 수 있게 만들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그래도 디저트를 하는 게 좋았어요. 출근이 너무 하고 싶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1시간씩 일찍 출근하고, 하다못해 버터 자르는 일조차도 좋아서 미리 출근해서 자르고 있었거든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박지오의 꿈은 뭔가요.


소박한 꿈일 수도 있겠지만, 디저트를 계속하는 거예요. 같은 일을 계속 즐겁게 한다는 게 사실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기회가 된다면 끝까지 그렇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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