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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대멀 캠페이너 시현하다 레코더즈 (ip:) DATE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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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대멀 캠페이너 

By 인혁 에디터



세상을 이루고 살아가는 다양한 얼굴들이 있습니다. 형태도, 개성도 제각각인 얼굴들. 그런 얼굴들이 각자의 매력대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곤 합니다. 여기서는 저들처럼 나 역시 내 마음대로, 마음껏 나의 삶을 펼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거든요. 



오늘 매거진에서 만나본 대멀 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 대머리 최초로 멜로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대멀 님을 소개할게요. 



 

안녕하세요, <Face Positive> #STRUCTURE 캠페이너로 참여한 대멀입니다. 배우이자 가발 관련 사업 및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미 첫인사에서부터 알아차린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대멀’이라는 닉네임에 담긴 의미가 있을까요?


탈모를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밝힐 수 있도록, 정중하게 첫인사를 건네면서 자연스럽게 탈모를 밝히자는 의미를 담아냈어요. ‘안녕하세요 대머립니다.’ 이런 식으로. 



 

배우라는 꿈을 갖게 된 건 언제부터였어요?

 

고등학생 때였어요.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가 갑자기 연기 학원을 다닌다는 거예요. 왠지 연기 학원에는 잘생긴 사람들도 많을 것 같고, 또 사춘기라 그런지 불안한 마음에 ‘그러면 나도 같이 다니겠다’ 말했죠. 마침 또 아버지께서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라는 말씀을 하시길래 그 길로 아버지를 설득시켜서 연기를 시작했어요. 


신기하게도 공부는 책상에 오래 앉아 있지도 못했는데, 연기는 아침에 학원에 갔다가 밤에 나와도 지치지도 않고 정말 재밌더라고요. 우연한 기회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지만 그래도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것 같아 그 후 연극영화과에 진학을 하게 됐고, 지금까지도 배우로 활동하고 있어요. 



우연히 시작하게 됐지만 지금까지도 가슴을 뛰게 만드는, 연기의 매력이 궁금한데요.  


무언가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 마치 명상을 하는 것처럼, 연기도 어딘가에 빠져들었다가 나오면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고, 작품 내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대멀 님의 삶을 영화에 빗대어서 본다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을까요?


제 삶과 같은 영화는 아직까지 본 적은 없더라고요. 주변에 연출 전공을 한 지인들도 있다 보니, 저의 이야기를 단편 영화로 만들어 보려고 몇 번 시도해 보기도 했는데 아직까지는 탈모인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시작을 못하고 있어요. 




탈모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된 건 언제부터였나요.


탈모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거든요. 보통 M자에서부터 시작해 나이가 들면서 점점 머리가 빠지는 남성형 탈모와, 저처럼 면역 체계가 불균형해서 탈모가 시작되는 경우가 있어요. 후자의 경우 정말 급속도로 탈모가 진행이 되거든요. 


저는 군복무 중 제가 탈모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어요. 입대 전 머리를 밀면서 땜빵이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선임이 이 땜빵이 조금씩 커지는 것 같다고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놀리는 줄로만 알았는데, 정말 점점 커지는 것 같고 다른 곳에도 땜빵이 생기는 걸 보면서 이게 탈모라는 걸 알게 됐어요.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바로 그 탈모 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이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고요. 군의관을 찾아가도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만 들었고요. 점점 급속도로 진행되는 탈모를 볼 때마다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남들의 시선이 많이 신경 쓰였던 기억이 있어요.

 


남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이전과는 달리, 지금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오고 있어요. 마음이 변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가발을 쓰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가발을 쓰는 게 부자연스럽고 불편했어요. 저에게 맞는 가발을 접하게 되고, 직접 가발을 3~4시간 동안 가위로 다듬다 보니 점점 가발을 쓰는 게 자연스러워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잃어버린 자존감, 자신감을 다시 되찾게 됐고 다른 사람에게 제가 탈모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힐 수 있을 정도로 용기가 생겼어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던 적이 있나요? 


지금은 가발을 쓴 상태에서 수영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활동들이 다 가능하지만, 예전에는 그러지 못했던 것들이 많았죠. 찜질방을 가거나, 수영장을 갈 수도 없으니까. 처음 탈모가 생겼을 때는 집 밖에도 잘 나가지 못했어요. 모자를 쓰고 가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 자존감이 너무 낮아져 있는 상태다 보니 집 앞에도 나가기 싫었거든요. 


탈모는 그냥 일상에서 작은 불편함들이 생기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내가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더라고요. 친구를 만나거나 집 밖을 나서는 것처럼, 이전까지는 아무 문제 없이 해왔던 것들이 한순간에 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리니까.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노력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가발 없이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용기가 생겼나요?

 

그렇죠. 요즘에는 대부분의 일상생활도 가발을 벗고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가발 쓴 모습과 벗은 모습, 둘 중에 뭐가 좋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저는 가발을 쓴 모습이 좋거든요. 일단은 가발을 통해 지금 내가 자존감이 많이 회복됐고, 대머리로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굉장히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탈모는 유독 사람들이 가볍게 보는 시선들이 많은 것 같아요. 민머리라는 소재가 희화화되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 것들에 대한 시선도 궁금해요.

 

어디에서도 그런 질문을 한번 받아봤는데, 별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원펀맨을 닮았다’는 말이 사실 전혀 없는 말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정말 닮긴 닮았으니까. 중요한 건 그걸 받아들이는 나의 자세인 것 같아요. 그냥 한 번 웃고 지나갈 것인지, 마음에 담아둘 것인지. 



 

탈모라는 콤플렉스를 이겨낼 수 있었던 또 다른 방법이 있었다면요?

 

저는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던 것 같아요. 대머리인 저의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 밝히니까 생각보다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고,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한 분들도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런 분들이 같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이 위로가 됐어요. 


친구들이 건네는 말들도 큰 힘이 되어줬고요. 위로와 응원의 말들을 듣다 보니까 거울 앞에 선 저의 모습이 또 조금 달라 보이더라고요. 예전에는 못생기고, 흉측해 보였는데 지금은 이 모습 또한 저의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이 매거진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도 탈모를 겪고 있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그런 분들을 위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탈모 콤플렉스는 꼭 머리카락이 나야지만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겠더라고요. 저도 가발을 쓰면서부터 탈모에 대한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았는데, 생각해 보면 제 머리카락이 다시 자란 건 아니잖아요. 가발을 쓰지 않고 민머리인 모습 그 자체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만 있더라도 ‘탈모를 해결했다’라고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지금 탈모를 갖고 계신 분들도 지금의 불편함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탈모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발견하셨으면 좋겠어요. 



대멀 님은 지금 나의 얼굴을 사랑하고 있나요? 


잘 모르겠어요. 예전보다는 많이 사랑하고 있지만, 이번 캠페인을 통해서 대머리인 저의 모습을 보다 더 사랑했으면 좋겠네요. 




배우로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대머리 최초로 멜로드라마나 멜로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 그런 작품을 통해 대머리도 멜로 영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대머리를 향한 시선이 조금은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제 꿈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대머리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도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여러 가지 캐릭터가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배우, 그래서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배우. 최고의 주연도 좋지만, 최선을 다하는 조연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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