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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상무 사진작가 시현하다 레코더즈 (ip:) DATE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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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상무 사진작가

By 민후 에디터



시현하다는 상담부터 보정까지의 전 과정에서 고객님과 함께 사진을 만들어 나가는 만큼, 기록가와 고객님 사이의 '대화'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대화를 통해 사진을 완성해 나가는 경험은 고객님에게 있어 기록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늘 매거진에서 만난 한상무 사진작가님 또한 촬영을 하는 매 순간이 소중한 만큼 인물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대화'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는데요. 이를 위해 사진을 작품이라고 부르며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분위기를 유도하면서 현장을 리드한다고 합니다.


사실 한상무 사진작가님은 인물 촬영뿐만 아니라 자연과 도시의 찰나의 순간을 기록해오고 있었는데요. 최고의 장면을 얻기 위해 인물 촬영과 마찬가지로 내면과 대화를 하며 풍경에 집중을 한다고 해요. 2000년부터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대화’를 통해 촬영해오신 한상무 사진작가님과의 이야기를 지금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프로 사진작가가 된 지 어느새 20년이 넘은 한상무라고 합니다. 다양한 사진을 촬영해오고 최근에는 <칠곡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칠곡에 계신 분들을 카메라에 담아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2000년부터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사진작가의 길을 들어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저희 아버지께서 일본에 출장을 다녀오시면서 ‘야시카 필름 카메라’를 구해오셨던 적이 있었어요. 그 카메라를 가지고 친구들도 찍고, 키우던 강아지도 찍으면서 사진에 관심이 생겼었죠. 그리고 같은 시기에 재학 중이던 중학교에서 CA활동(특별활동)으로 사진부가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에 대해서 배우고 촬영도 꾸준히 하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부터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경향신문사 출판사진부에 입사를 하고, 개인 스튜디오를 오픈하면서 본격적인 사진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죠.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촬영을 해오셨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리고 최근에는 칠곡 주민분들을 대상으로 촬영한 사진을 통해 사진전을 오픈하셨다고 들었어요. 해당 사진전은 어떤 주제의 사진전인가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지역인 칠곡에 살고 있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전입니다. 칠곡 사람들의 진실한 삶의 모습과 다양성의 가치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준비했답니다.



사진전을 살펴보니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나셨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몇몇 기억에 남으시는 분들이 계실까요?


칠곡에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성인문해교실’이 있어요. 그중에서 80세를 넘기시고 처음 한글을 배우신 할머니가 계셨는데요. 연치가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의 글씨를 칠곡군청에서 ‘칠곡할매글꼴 추유을체’라는 서체를 만들어줄 만큼 한글 공부를 열심히 하셨더라고요. 이제는 누구나 쓸 수 있는 한글이지만, 옛날만 하더라도 글자를 배우지 못한 어르신들이 많았잖아요. 늦게나마 한글을 배우셨다는 기쁨과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셨다는 사실에 감사해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어요.


그리고 게임기를 사려고 모은 돈을 보람된 일에 쓰고자 계란을 사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준 아이도 떠오르는데요. 이를 계기로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에도 출연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기특해 지금도 아이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사실 앞에 언급한 분들 외에도 정말 한 분 한 분 특별하고 소중한 이야기를 마음속에 품고 계셔서 아마 모두 이야기하면 반나절은 걸릴 거예요.



한상무 사진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히려 작가님께서 칠곡 주민분들에게서 감동을 받으신 것 같아요.


칠곡에는 참외도 맛있고, 포도도 맛있고, 꿀도 모두 좋은 상품인데,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모두 2등에 머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칠곡 주민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촬영하면서 칠곡은 주민분들이 제일 소중한 재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어느 지역이든 그곳에 머물고 있는 사람이 제일 중요하고 소중하겠지만, 칠곡에 거주 중이신 주민분들은 무언가 다른 느낌이었어요. 대화를 나누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이 아름답고 잔잔하게 스며드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나 봐요.



 

유니세프와 함께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를 방문하신 걸로도 알고 있어요. 그곳에서 여러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오셨다고 들었어요.


제가 다른 사진작가님에게 추천을 받게 되어서 유니세프와 함께 촬영을 다녀오게 되었는데요. 사실 처음에는 굉장히 부담이 컸었어요. 제가 방문했던 지역에는 공항이 따로 없어서 비행기에서 내려도 며칠이 지나야 도착하는, 오지에 있는 곳들이었거든요. 오고 가는 시간이 워낙 길게 느껴지다 보니 저에게 있어서는 고민이 되는 제안이었죠.




하지만 정작 도착하고 나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카메라로 그 생생한 모습을 담으면서 제가 했던 고민은 문제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어요. 아이들의 미소를 마주하고 사진을 찍고, 언어는 다르지만 소통을 하면서 알 수 없는 행복감과 에너지가 솟구치는 걸 느낀 거였죠.



아이들을 촬영하는 것을 계기로 2019년도에 한국인 최초로 유니세프 사진상을 수여받았다고 들었어요. 늦었지만 너무 축하드립니다! 혹시 이러한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도 그 이유에 대해서 잘 모르겠지만, 현지에서 아이들을 촬영하면서 적극적으로 소통을 했고, 함께 작품을 만든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현장 분위기를 이끌어냈었는데요. 그 결과 카메라로 찍고자 했던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사진 속에 담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용하는 언어도 서로 달랐을 텐데요. 어떻게 소통을 하셨나요?


그 국가의 언어, 또 특정 부족의 언어로 소통을 해야 해서 통역사분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었어요. 하지만 사진을 촬영해야 하는 순간에 제3자를 통해 언어전달이 되다 보니 카메라를 찍을 때 제가 아닌 통역사를 보거나 의사소통에 시간이 걸려서 진행이 더뎌지더라고요. 


그래서 말을 하진 않지만, 동작과 표정, 손짓으로 대화를 시도했고, 제가 의도한 대로 아이들도 이해해 주더라고요. 비록 언어가 오가지는 않았지만, 제스처를 통한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었고 촬영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죠.




사진작가님에게 있어 기록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오늘 혜빈 기록가님께서 촬영을 진행해 주시면서,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다른 누군가를 촬영할 때 구도, 조명, 포즈 등 신경 써야 할 요소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상대방과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혜빈 기록가님께서도 ‘대화’를 잘 이끌어 내주시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저와 마음의 눈높이를 맞춰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제가 나온 사진들 모두 자연스럽게 나와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만약 대화가 부족하다면 인물의 진정한 모습을 끌어내는데 어려울 수밖에 없죠. 인물의 나이가 어려도 진중한 분위기를 원할 수 있고, 연세가 지긋하더라도 천진난만한 분위기를 원할 수 있는 것처럼 단순히 눈에 보여지는 그대로 사진을 담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상대방의 내면을 이끌어내기 위해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상대방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도록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포인트에요.




저에게 있어 기록이란 이러한 대화를 통해 사진이라는 작품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활동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누군가의 사진을 찍을 때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혼자서 풍경 사진을 찍을 때에도 저 스스로와 내면의 대화를 나누듯이. 한 장면을 찍더라도 단순히 보이는 것이 아닌 내면의 본 모습까지 이끌어낸 온전한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기록의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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