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스토리가 담긴 콘텐츠를 만들어요”
김시현(23세, 대학생 겸 포토그래퍼) sihyunhada (13.4만 팔로워)
1천 명의 증명사진을 찍는 ‘증명사진 프로젝트’로 SNS에서 화제가 됐어요. 이 프로젝트의 취지는 무엇인가요?
전 어릴 때부터 사진관을 운영하고 싶었어요. 주변에서는 “그렇게 도장 찍듯 찍는 사진이 무슨 사진이냐”는 반응을 보이더군요. 하지만 전 일반인을 잘 찍는 게 제일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졸업하기 전 증명사진을 작품으로 승화시켜보려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미래에 저만의 사진관을 차릴 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생각해보세요. 이 조그만 사진 안에 이 시대의 트렌드, 즉 유행하는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액세서리까지 다 들어 있어요. 이걸 1천 장 모은다면 이 시대의 트렌드를 거의 파악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존 증명사진과 다르게 사진마다 배경색이 달라요.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어요?
증명사진의 촬영 조건을 보면 ‘흰 배경 또는 무배경’이라고 적혀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무배경이 뭘까 한참 고민하면서 이 사진, 저 사진 다양하게 제출해봤는데요, 결국 색상과 관계없이 무늬만 없으면 통과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손님이 예약을 하면 오시기 전에 자신의 배경색을 생각해보라고 얘기해요.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증명할지, ‘나’를 대표할 색깔은 무엇인지를요. 단지 배경색이지만 그걸 시작으로 다들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는 거예요.
촬영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목소리, 말투, 눈빛, 입고 있는 옷 등을 찬찬히 살펴요. 기본적으로 대화를 많이 나누죠. 그래서 이분이 어떤 사람인지, 표현하고 싶은 분위기, 편한 각도와 자연스러운 표정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후 촬영을 시작해요. 촬영 후에는 20분간 리터칭을 하는데요, 본인이 수정을 원하는 부분을 최대한 반영하고 너무 틀에 어긋나는 경우에만 제가 제동을 걸어요. 그렇게 저도, 손님도 만족할 만한 사진을 완성하는 거예요.
인스타그램에 지금까지 찍은 증명사진을 올려 하나의 아카이브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사진은 어떤 기준으로 올리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초상 작업물이기 때문에 사전에 반드시 업로드에 대한 동의를 구해요. 세 번, 네 번씩 여쭤본 후 허락하는 분에 한해 사진을 업로드하죠. 해시태그도 절대 걸지 않아요. 댓글도 달 수 없게 막았고요. 행여나 누군가의 외모를 평가하는 댓글이 달리면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거든요. 감사하게도 손님들이 먼저 자신의 계정에 사진을 올리고 태그를 걸어주시더라고요. 서로 나름의 피드백을 나누는 거죠. 사진 한 장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스타그램은 지금의 작업 활동을 이어가는 데 최적화된 플랫폼이에요.
수많은 마케팅 및 PR 콘텐츠 중 ‘시현하다’가 돋보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촬영하러 오신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맨날 계정에 들어와 구경했대요. ‘오늘은 누구를 찍었을까?’, ‘어떤 배경색이 올라왔을까?’ 하면서요. 그리고 ‘나를 태그한 사람들’에 들어가면 자발적으로 후기와 사진을 올린 손님들의 포스팅을 볼 수 있잖아요. 그걸 구경하고 공감하는 재미가 있나 봐요.
결국 공감과 재미를 주느냐가 관건이네요. 그럼 ‘좋은 콘텐츠’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께서 작업이란 너랑 내가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렇게 보자면 좋은 콘텐츠란 나만의 이야기, 또는 진실성이 담긴 콘텐츠가 아닐까 싶어요.
'시현하다' 포토그래퍼와 손잡고 증명사진 촬영 기회 등 제공
제이에스티나 "취준생ㆍ경단녀 응원합니다"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제이에스티나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여성들을 위해 포토그래퍼 '시현하다'와 손잡고 증명사진 촬영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메이크오버 이벤트 ‘#내 심장이 뛰는 순간’의 일환으로, 이날 사연 모집 티저 영상을 브랜드 유투브와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이벤트 대상은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취업준비생’의 줄임말)과 출산과 육아에 이어 재취업을 꿈꾸는 경단녀(‘경력단절여성’의줄임말)이며, 오는 17일까지 이메일을 통해 참가 사연 신청을 받는다.
응모를 통해 추첨된 2명에게는 제이에스티나 주얼리, 핸드백, 뷰티 제품을 활용해 완벽 메이크오버 및 스튜디오 화보 촬영 기회를 선사한다. 이후에도 당당한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메이크오버에 사용한 제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증명사진 촬영 기회는 추첨된 2명 외에도 추가 6명을 선발해 제공한다.
제이에스티나 관계자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여성 고객을 응원하기 위해 메이크오버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스타일 변신과 화보 촬영 경험, 시현하다 증명사진 촬영을 통해 움츠러들었던 자신감을 회복하고 ‘내 심장이 뛰는 순간’을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NS에서 화제가 됐던 형형색색 개성넘치는 증명사진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특이한 태그(tag) 하나가 인기를 끌었다. 바로 '#시현하다'다. 인스타그램에서 '시현하다'를 검색하면 다양한 증명사진이 나타난다. 그런데 증명사진이 보통 증명사진이 아니다. 인물 배경이 형형색색 매번 다르다. 사진 속 인물들은 한쪽 눈을 치켜뜨거나 치아 교정기가 보이게 웃는 등 다양한 포즈와 표정을 짓는다.
지난 20일 '증명사진 전문 사진관'인 '시현하다'를 찾았다. 서울 신논현역 번화가 골목에 있는 사진관 건물에 들어서자 "안녕하세요!" 밝고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기자를 반겼다.
사진작가 김시현 씨는 목소리만큼이나 시원한 이목구비를 지녔다. 태그 '시현하다' 를 치면 나오는 무수한 사진들을 찍은 주인공이다.
김시현 씨를 따라 지하 1층 스튜디오로 내려갔다. 99㎡(30평) 정도 되는 공간에 커튼과 벽으로 구분된 독립 공간이 있었다. 월세를 아끼기 위해 타투이스트, 플로리스트, 금속공예가 친구들과 공간을 나눠 쓴다고 했다. 어두운 외벽에 검은 타투 도안이 걸려있는 타투 작업 공간부터 반지, 목걸이 등 은세공 액세서리가 놓여있는 아담한 공방까지 각자 개성에 맞게 꾸며져 있었다.
스튜디오 한켠에 자리잡은 시현하다 사진관엔 수많은 증명 사진들이 벽에 걸려 있었다. 테이블에는 크기가 다른 액자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테이블 옆에는 보정작업을 하는 컴퓨터가 있었고 맨 오른쪽에는 각종 조명과 카메라가 세팅돼 있었다.
◈ "사진 몇천 장을 보정해도 질리지 않았죠. 재밌었어요"
어린 시절 생일선물로 받은 '카메라'는 김시현 작가가 사진을 시작한 계기였다. 사진을 찍고 보정하는 일이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대안학교를 다녔던 김시현 작가는 고등학교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사진작가를 꿈꾼 이유가 궁금합니다
인물사진을 좋아했어요. 학교 다닐 때 전학을 7번이나 다녔죠. 친구들과 가장 빨리 친해질 수 있는 매개체가 '사진'이었어요. 그 시절엔 싸이월드가 대세였어요. 친구들 사진을 찍어주고 포토샵으로 보정해서 주면 친구들이 매우 좋아했죠. 학생 수가 적은 학교에 다니다 보니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게 됐어요. 친구들이나 부모님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어린 시절 꿈이 사진관 사장님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도 사진관 사장이 되는 게 꿈입니다. 원래는 대학에 가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머니가 핀잔을 주셨습니다. "넌 대학에 안 간 게 아니라 못 간 것"이라며 사진에 대해 제대로 배워보지도 않았다고 말이죠. 그 말에 오기가 생겨 공부를 시작했어요. 중앙대 사진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들어와 보니 부모님 말씀이 맞았어요. 사진 이론과 역사를 배우면서 사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사진관 사장님이 되는 꿈은 변하지 않았죠.
◈ "증명사진이 도장 찍듯 찍어내는 사진이라는 편견을 없애고 싶었어요"
김시현 씨는 인물사진이 좋았다. 증명사진을 찍고 싶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증명사진을 '공장에서 찍어내는 사진'이라고 평했다. 돈벌이 수단일 뿐 예술적 가치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고민했다. 결국 대학 '졸업작품'으로 증명사진을 찍기로 결심했다.
왜 증명사진이었나요
시작은 졸업전시회였어요. 교수님께서 "남을 만족시키는 사진은 상업사진"이라고 말씀하시길래 제가 "남을 만족시키는 게 저를 만족 시키는 건데 그렇다면 이건 예술사진 아닐까요?"라고 말했어요. 제가 만든 증명사진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만족감을 느끼면 그게 저에겐 큰 기쁨이 됐기 때문이죠. 많은 고민 끝에 도전하게 됐어요.
'1000명 초상사진 아카이빙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요
작년 9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증명사진으로 시대 트렌드를 기록하고 싶어 시작했죠. 1000명의 증명사진을 모아 놓으면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 모습과 트렌드가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지금까지 찍은 사진 중 100장을 추려 '시현하다 과정전'을 열었어요. 많은 분들이 와서 직접 서로를 보고 반가워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에서 당일치기로 와주신 분도 계셨어요.
배경색을 다르게 한다는 컨셉이 특이합니다
나를 온전히 담는 증명사진인데 개성이 너무 없었습니다. 사진관에서 찍는 증명사진은 똑같은 배경이잖아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배경색'이었어요. 사람은 다 자기만의 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배경색을 바탕으로 내 모습을 찍으면 더 나를 더 돋보이게 할 수 있고 잘 나타낼 수 있겠다 느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으로 주민등록증을 만든 분도 있고 면접에 합격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시현하다 증명사진 컨셉을 모방하는 사람도 있고 악플도 많다고요
저희 작업을 무조건 따라 하거나 홍보방법마저 비슷하게 하는 경우를 접합니다. 화가 나기도 해요. 제 작업에 관해 언급을 해주신다면 괜찮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을 통해서 증명사진에 대한 가치나 인식이 바뀌면 결과적으로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악플은 저에게도 많이 달리지만 사진 찍는 분들한테도 많이 달립니다. 특히 모델분들 외모를 비하하는 악플이 많이 달리는데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 "돈을 벌고 싶었다면 몇십 명 씩 예약을 받았을 거에요.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포기했습니다"
시현하다에서 증명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치열한 '클릭 대란'을 뚫어야 한다. 한 달에 100명 촬영신청을 받는데 1만 4000명이 동시에 접속한 적도 있다. 예약은 30초 만에 끝났다. 작업은 사진 촬영부터 보정까지 30분 안에 모든 게 이뤄진다.
촬영 가격이 10만 원인데 비싸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다
상품 가치는 한 사람이 그 상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만화를 보는데 한 노인이 캐리커처를 15분 만에 완성하자 어떤 사람이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캐리커처가 너무 비싸다"라고 불만을 제기했어요. 그러자 노인은 "15분 만에 캐리커처를 완성하기 위해 나는 30년을 노력했다"라고 말했어요. 저 역시 30분 안에 촬영과 보정을 완벽하게 끝내기 위해 많은 시간에 걸쳐 노력했습니다. 무수한 포토샵 작업 덕분에 손도 빨라졌죠. 제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예약하려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왜 다 받지 않는지
돈을 벌고 싶었다면 훨씬 더 많이 벌 수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처음과 끝 손님에게 똑같이 집중해서 좋은 퀄리티 사진을 드리고 싶었어요. 사진도 제가 다 직접 찍고 보정도 하나하나 다 합니다. 작업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야 하죠. 그게 예약자 수에 제한을 둔 이유입니다. 또 하나는 저에게 '저녁 있는 삶'이 정말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하루에 주어진 일만큼만 하고 저녁에는 가족, 연인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욕심부리지 않았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뭔가요
가족사진관을 차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은 저와 같은 또래들이 많이 공감해줍니다. 앞으로 더 실력을 쌓아서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할머니 주름도 예쁘게 보이고 아기 젖살도 돋보이게 찍는 실력 좋은 사진관 사장님이 꿈입니다.
[뉴스핌=이성웅 기자]
"최소한에서 최대한으로 시현하다."
있는 그대로의 초상을 담는 사진작가, 시현
#렛츠 #LETs #직업탐구생활 #시현하다 #증명사진
#사진작가 #포토그래퍼 #시현
원본 링크: https://www.newspim.com/index.php/news/view/20170913000045
지난해 중반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독특한 증명사진이 퍼지기 시작했다. 얼굴 식별 용도로 쓰이는 증명사진에는 흰색이나 파란색 바탕에 무표정한 얼굴이 담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증명사진에는 매번 다른 배경색이 사용됐다. 단순히 배경색만 바꿨을 뿐인데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초상사진으로 변했다.
새로운 증명사진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현재 11만 명 넘는 사람이 해당 사진 스튜디오의 인스타그램을 팔로하고 있다. 특별한 증명사진을 찍는 데는 인당 10만 원이 든다. 적잖은 비용이지만 매달 촬영 예약은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마감된다. “이달에는 30초 걸렸네요.” 증명사진에 개성을 담는다는 김시현(24·사진) ‘시현하다’ 대표의 말이다. 그를 9월 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어린 시절 장래희망은 사진관 운영
▼언제부터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나.
“학창 시절부터 사진을 찍고 보정하는 일을 좋아했다. 초중고 12년간 전학을 7번 다닐 정도로 이사가 잦았다. 대부분 경상도에 살았고 지리산 자락이나 베트남에서 학교를 다닌 적도 있다. 매번 새 환경에 적응해야 했는데, 이때 도움이 된 것이 사진이었다. 친구들 사진을 찍고 보정해줬다. 친구들이 자기 사진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껴 내 사진관을 열겠다는 꿈을 가졌다.”
▼디지털 카메라 등의 발달로 사진관이 사양길을 걷고 있는데 사진관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증명사진 때문에라도 동네에 사진관 하나씩은 필요하다. 내 사진관이 동네에서 1등 할 자신이 있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보통 전공자라면 일반 사진관이 아니라 사진 스튜디오를 여는 것이 목표 아닌가.
“그래서 처음에는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고교 시절 마음에 드는 주민등록증용 증명사진을 얻으려고 동네 사진관 5곳을 돌았다. 동네 사진관은 사진을 아름답게 찍는 능력보다 결과물을 보기 좋게 보정하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사진관에 취업해 기술을 배워 최대한 빨리 사진관을 차리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도 대학에 진학했다.
“부모님이 배움에는 때가 있다며 반대했다. 당시 어머니가 ‘일단 대학에 가라. 대학 교육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때 그만두면 된다. 대학에 갈 성적이 안 되니까 안 간다고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자존심이 상해 재수해서 중앙대 사진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 간 것을 후회하진 않나.
“대학에 진학하니 훌륭한 사진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사진의 의미나 색채를 고민하고, 패션 화보 촬영 등 현장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이 지금의 증명사진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졸업작품전 출품용으로 증명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사진관을 차리는 게 목표여서 증명사진을 이용해 졸업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증명사진 한 장은 작품으로 인정받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증명사진을 광고 같은 상업사진으로 볼 수도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의 개성이 살아 있는 증명사진을 찍어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해보기로 했다. 표본으로 의미 있는 1000명을 목표로 증명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850명을 찍었다.”
원래의 매력 잘 담는 것이 내 소임
스튜디오 한쪽에는 지금까지 찍은 증명사진 일부가 전시돼 있었다. 청록색, 올리브색, 어두운 분홍색 등 다양한 배경색이 돋보였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인상도 가지각색이었다. 모두 무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는 사진이었지만 입을 살짝 벌린 사진과 굳게 다문 사진은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익살스럽게 찡그린 얼굴의 사진도 있었다.
▼배경색을 다르게 쓰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
“인물을 제외하고 증명사진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것이 배경이다. 증명사진은 35×45mm 작은 틀 속에서 눈썹이 보여야 하고, 귀가 드러나야 하며, 정면 모습만 가능하다. 또 흰색 배경 혹은 무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 이에 착안해 무늬가 없는 단색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라면 어떤 색이든 증명사진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인들을 섭외해 인상에 잘 어울리는 색을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배경색이 다른 증명사진도 신분증에 사용할 수 있다’며 ‘시현하다’에서 찍은 사진으로 신분증을 발급받은 얘기를 SNS에서 봤다.
“증명사진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니 초기에는 친구들에게 증명사진을 찍어준 뒤 신분증을 발급받아달라 부탁하고 이 신분증을 SNS에 올렸다. 요즘은 증명사진을 찍어간 분들이 신분증을 발급받았다며 알아서 사진을 올린다.”
▼각자에게 어울리는 배경색으로 개성을 표현한다지만 자신에게 어떤 색이 어울리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외모와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나에게 어울리는 색, 좋아하는 색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배경색을 고르라고 하면 어려워한다. 요즘에는 상담하면서 좋아하는 색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어울리는 배경색을 택하는 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배경색 외에도 사진 속 표정이 다들 미묘하게 다르다.
“웃는 모습이든 살짝 입을 벌린 모습이든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의 매력이 극대화되는 순간을 포착해 증명사진으로 남기려 하고 있다. 증명사진 관련 규정 중 표정에 관한 내용은 없다. 웃거나 약간 찡그린 (증명)사진으로도 신분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개성을 살리려고 메이크업이나 소품도 사용하나
“쓰지 않는다. 사진 찍으러 온 사람이 가진 고유의 분위기를 끌어내는 것까지가 내 소임이다. 그래서 사진관에 온 모습 그대로를 담으려 노력한다.”
▼촬영 후 보정도 거의 안 하나
“보정은 필요하다.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은 많이 다르다. 눈으로 볼 때는 그 사람의 표정이나 매력이 반영돼 작은 흠이 드러나지 않지만 사진에는 자비가 없다. 모공이나 잡티가 그대로 다 보인다. 피부를 매끈하게 하거나 안면 비대칭을 잡아주는 정도의 보정을 하고 있다. 사진 당사자와 함께 보정 작업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만족해한다. 필요 이상의 보정을 요구하면 인상을 해칠 수 있다며 말리는 편이다.”
작품이 생업 돼 꿈에 한 발짝 더
▼졸업작품을 위해 시작한 증명사진이지만 이제 생업이 돼가는 것 같다.
“처음 작업을 할 때는 돈을 받지 않았다. 내 작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양해를 구하고 찍었다. 지금도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제 졸업작품의 일환이고 인스타그램에 올리거나 전시회를 열 때 대중에게 사진이 공개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공짜로 증명사진을 찍어주다 보니 예약해놓고 촬영을 하러 오지 않는 사람이 종종 있었다. 당시만 해도 스튜디오가 없어서 촬영 때마다 스튜디오를 유료로 빌렸다. 금전적 부담이 커지면서 스튜디오 렌털 비용을 충당하자는 심정으로 10만 원을 받게 됐다.”
▼돈을 받고 촬영하면서 오히려 더 알려진 것 같다.
“그렇다. 오히려 돈을 받자 촬영 때 사람들이 더 준비하고 온다. 비싼 돈과 시간을 들인 만큼 의상이나 화장에 신경 쓰고 온다. 관심이 많아지니 상담도 편해지고 결과물도 좋아졌다. 다른 작업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스튜디오도 마련하게 됐다.”
▼인스타그램 등 SNS가 ‘시현하다’를 알리는 데 큰 구실을 했다.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작업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왔다. SNS를 홍보의 장으로 생각한 건 아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이를 공유하면서 작업물이 널리 퍼졌다. SNS에 일상을 사진으로 공유하는 문화 덕을 톡톡히 봤다.”
▼‘시현하다’의 성공을 보고 비슷한 사진을 찍는 업체도 대거 등장했다.
“처음에는 불안했다. 나에게 증명사진은 돈을 버는 수단이라기보다 작업의 일환이다. 이 때문에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하루 최대 10명만 촬영한다. 내 작업이 인기를 끌자 사진관 20여 곳에서 비슷한 증명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따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내 아이디어가 흔해져 작업 자체의 가치가 사라질까 봐 걱정된다.”
▼법적 대응을 생각해본 적은 없나
“변호사에게 법률 상담을 받아봤다. 어떤 업체는 내가 인스타그램에 글 쓰는 방식까지 따라 하면서 자신이 처음 다양한 배경색의 증명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주장해 대응해야겠다 싶었다. 상담 결과 아이디어나 슬로건, 영업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경우 부정경쟁방지법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법적으로 다툴 수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유가 있나.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을 때 한 누리꾼이 내 SNS에 단 댓글을 봤다. ‘원조면 사진의 질을 높여 승부할 생각을 해야지 유사 업체가 등장했다고 칭얼거리는 것은 프로답지 못하다’는 내용이었다. 기분은 조금 나빴지만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더 좋은 사진을 찍는 데 집중하고 있다. ‘컬러 증명사진’을 한다는 업체가 여전히 많지만 그래도 시간과 돈을 들여 내 스튜디오를 찾아주는 사람이 느는 것을 보면 내 노력이 보상받고 있는 것 같다.”
얼굴 사진 제일 잘 찍는 사진관
▼어떻게 보면 주당 500만 원씩 버는 성공한 청년 창업가다.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사진관 한다고 주위에 말하고 다니기는 했어도 정확한 청사진은 없었다. 가족도 신기해한다. 빨리, 편하게 찍는 일반적 증명사진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느리지만 남과 다른 사진을 찍는 방식에 매력을 느낀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
▼사진관을 여는 꿈은 이미 달성한 것 아닌가.
“아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건물 1층에 쇼윈도가 있는 사진관을 열고 싶지만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권리금만 5000만 원이 넘더라. 이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는 족족 저축하고 있다.”
▼증명사진 외 요즘 열중하는 작업 분야가 있다면.
“증명사진을 가족사진으로 확장하고 싶다. 가족이 함께 찍는 게 아니라 따로 사진을 찍고 이를 모아 가족사진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가족의 개념이 혈연에서 개인 간 공동체로 바뀌고 있는 만큼 가족사진에도 새 형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조금씩 작업하고 있는데 부모들의 반응이 좋다. 사진관에서 본인이 주인공인 독사진을 찍은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무척 즐거워한다.”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최종 목표가 있다면.
“초상사진에 정통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남녀노소 어떤 손님이 찾아와도 만족할 만한 사진을 찍고 싶다. 앞으로도 초상사진과 관련된 공부나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다.”
누가볼까 숨기기 급급했던 증명사진, 이젠 그 증명사진이 나의 인생사진이 됩니다. 나의 개성을 오롯이 담은 진짜 '증명' 사진을 시현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감추고 싶던, 재미없는 증명사진이 아닌 '나'를 보여주는 증명사진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This talk was given at a TEDx event using the TED conference format but independently organized by a local community. Learn more at https://www.ted.com/tedx
[앵커]
증명 사진은 어두운 배경에서 의자에 앉아 꼿꼿한 자세로 찍죠. 이런 사진관의 고정 관념도 깨졌습니다. 셀카를 찍어주기도 한다는데요. 무슨 이야기인지, 이루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증명사진을 찍으러 온 손님에게, 주인은 좋아하는 색깔부터 물어봅니다.
"(원하는 배경색깔 고르신 거 있어요?) 파란색"
단색이 허용되는 증명사진에 색을 입혀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데, 노랑, 주황부터 녹색, 파랑, 보라까지 종류가 수십 가지입니다.
김시현 / '시현하다' 대표
"증명사진이 뭘까 고민을 하다가 색깔이 그 사진의 이미지를 굉장히 좌지우지 해서…"
뚜렷한 이미지를 위해 핫핑크를 고르고, 도도한 표정으로 마무리합니다.
조아름 / 서울 성산동
(이렇게 찍어보니까 어때요?) "너무 예뻐요. 저 같으면서도 화보같은 느낌이거든요."
또 다른 사진관에선 주인이 이것저것 설명하더니
"그럼 저는 나가 있을게요."
커튼을 치고 사라집니다. 혼자 남은 고객은 '생각하는 로뎅' 포즈부터, 윙크 한 번, 다리도 의자에 올리며 자유롭게 찍어봅니다.
셀피지만 남이 찍은 듯 연출해 인스타그램에서 인기입니다. 사진사가 조명과 카메라 위치만 세팅해주고, 고객이 리모콘을 이용해 스스로 촬영합니다.
류호 / 서울 이태원동
"혼자서 찍다보니까 부끄러운 것도 없고, 남들 눈치 안봐도 돼서"
조경민 / '자화상 스튜디오' 대표
"사진관 내 조명 자체로도 여러가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잡지 화보처럼 프로페셔널하게 찍을 수 있겠다"
남과 같기를 싫어하는 개성파들. 사진에도 개성을 담습니다.
TV조선 이루라입니다.
원본 링크: 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2/2017080290186.html
서울--(뉴스와이어) 2017년 08월 10일 -- 파라스타가 인플루언서들을 위한 오프라인 정식 론칭을 기념하여 25일 오후 6시부터 문래동 GS 강서 N타워 3층에서 시작되는 ‘오픈빨’ 이벤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인플루언서 전성시대다. 브랜드 기업들이 인플루언서들을 찾아 헤맨다. 인플루언서에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함께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인플루언서의 상황은 다르다. 안을 들여다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많다. 인플루언서의 수익은 소수의 스타 인플루언서에게 몰려있는 상황이다.
스타 인플루언서들 또한 어떻게 인기를 유지하면서 수익을 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인플루언서로서 어떻게 브랜딩을 해야할 것인지, 무엇을 이야기해야할 것인지 함께 나누어 보려한다.
파라스타의 ‘오픈빨’ 이벤트는 인플루언서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어떤 식으로 브랜딩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방식이 아닌 강연자들과 인플루언서들이 브랜딩에 대해서 1:1로 나누는 이벤트다.
김봉진(배달의 민족 대표이사), 박용후(피와이에이치 대표이사), 장중호(GS SHOP 상무), 박영훈(GS SHOP 전무), 방은하(HS애드 GCD), 이정원(포스트비쥬얼 대표) 대표들의 트렌드 강연과 핫한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한다.
또한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 또는 자신만의 확고한 의식을 지닌 사람 35명을 선정해 제1회 <빨 어워드>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파라스타 오종철 대표는 “이번 ‘오픈빨’ 이벤트는 단기간에 반짝 성과를 내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에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앞으로도 인플루언서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파라스타는 올해 5월에 시작된 스타트업으로 GS 홈쇼핑에서 투자한 회사다. 앞으로 브랜드 기업, 인플루언서, 소비자, 에이전시 모두가 만족할만한 플랫폼 핫플레이스 ‘빨’을 준비 중에 있다.
한편 이번 행사는 파라스타가 주최, 주관하고 GS SHOP이 주관, 땡큐파머가 공식 후원, 배달의 민족, 진주햄, CJ제일제당, 러쉬, 29CM, 클라우드, 고려은단, 어반비즈 서울, 코스토리, 스타일디, 집반찬연구소, 킨코스, 준오헤어, 블랙웨일, 바른치킨, 파버카스텔, 폴라초이스, 카린, 리더스코스메틱, 포튼가먼트, 일동제약, 빙그레, 피토메르, 와인코리아 등의 협찬으로 함께 만들어간다.
◇제1회 <빨 어워드> 수상자 명단
지아니 폰타나(온라인 매거진 버프 편집장), 김대주(방송작가), 이한(미디어아티스트), 장현서(인플루언서), 이정환(인플루언서), 민새롬(개코, 인플루언서), 강윤선(준오헤어 대표), 구범준(세바시 PD), 데니스홍(UCLA 기계공학 교수), 김민경(개그우먼), 김준현(개그맨), 유민상(개그맨), 최관희(배우), 김지훈(소녀시대 트레이너), 손소희(미스코리아, 피트니스 모델), 류시형(김치버스 대표), 이화자(여행작가, 카피라이터), 엄수진(트러스트앤스마일 이사장), 이석태(칼 이석태 디자이너), 김태근(요하닉스 디자이너), 김현동(해양토목공학연구원), 시현하다(포토그래퍼), 노보(아티스트), 라선영(미술설치작가), 강호(뮤지션), 심형준(뮤직비디오 감독), 이퓨(테크), 긱블(테크), 김태용(알트 에디터), 서우석(GS SHOP 사업개발사업부 부장) 현태(헤어디자이너), 정순원(배우) 여에스더(의사), 홍혜걸(의학전문기자), 이창우(29CM대표), 건희(케이브 헤어디자이너)
사진을 찍어서 화려하게 꾸미거나 표정이나 색깔도 맘대로 고칠 수 있는 요즘 오히려 옛 사진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진짜 나의 모습을 찍고 싶은 디지털 세대들의 감성이 반영된 걸까요.
김예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때 사라졌던 추억의 동네 사진관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오래된 사진첩에서 꺼낸 듯한 흑백 사진들, 고풍스러운 카메라... 아날로그 흑백 사진관입니다.
[김예지 기자]
"쉽게 사진을 찍고 고칠 수 있는 요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아날로그 사진이 인기입니다."
재촬영도, 보정도 불가능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 흑백 사진.
[김현식 / 흑백 사진관 대표]
"누구를 보여주려고 찍는 사진이 아니에요. 오롯이 나를 위한, 우리를 위한 기억으로 찍는 사진이거든요."
영화 속 사진관을 연상 시키는 이곳은 주말이면 긴 줄이 늘어섭니다.
[이익현 / 경기 성남시]
"흑백 사진이 컬러 사진보다는 좀더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천편일률적 증명사진을 거부하고 진짜 나의 모습을 찾아주는 사진관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색깔을 배경색으로 선택하고 평소 하던 화려한 액세서리도 그대로 활용합니다.
[김병권 / 경북 구미시]
"체리도 좋아하고 해서 밝은 옷이랑 귀걸이를 하고 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흔한 셀카, 보정 사진이 아닌 나만의 사진을 찾는 사람들로 동네 사진관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
원본 링크: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449&aid=0000134293&sid1=001
[증명사진 개성시대]
열마디 말보다 강렬한 사진 한 장
배경色·독특한 스타일링으로 자기 색깔 과감히 드러내
"변해가는 내 모습 기록하고 싶어"
박상현 기자
"매혹적인 느낌으로 찍고 싶어요."
9일 오후 서울 반포동 한 사진관. 수많은 증명사진으로 도배된 66㎡(약 20평) 지하 공간에서 민소매 차림 조아름(24)씨가 증명사진 배경색을 고르고 있었다. 그의 직업은 타투이스트. 인스타그램 프로필로 쓸 사진을 촬영하러 왔다. "사람마다 개성을 드러내는 고유의 색(色)과 표정이 있다"는 사진가 조언에 그는 진초록 배경색을 고르고, 표정 짓는 연습도 했다. 30분 후 출력된 사진엔 "프로페셔널한 느낌" 물씬 풍기는 타투이스트가 웃고 있었다.
◇직업, 가치관, 취향까지 증명한다
증명사진이 달라졌다. 35×45㎜ 직사각형 틀 안에서 자기만의 개성을 적극 드러낸다. 강렬한 이미지 한 컷으로 열 마디 설명을 대체한다.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같은 식별(識別) 목적의 사진뿐 아니라 취업용·소장용 사진으로도 색다른 증명사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한 장 증명사진에 얼굴과 분위기, 가치관까지 담아낸다. 서울 반포동 사진관을 찾은 타투이스트 조아름(오른쪽)씨가 촬영 전 사진가 김시현(왼쪽)씨의 지도에 따라 표정 연습을 하고 있다.
입사 원서용 증명사진도 과한 포토샵을 걷어내는 추세다. 헤어스타일과 패션, 점, 보조개 등으로 '진짜 내 모습'을 당당히 표현한다. 천편일률 판박이에서 벗어나 증명사진 한 장으로 자신을 적극 '증명'한다.
디자이너 권민지(27)씨는 "입사 원서를 쓸 때 포트폴리오만큼 사진에 신경을 썼다"고 했다. 대졸 디자인 전공자가 넘쳐나는 가운데 강렬한 인상을 남길 만한 '한 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새파란 바다색 배경을 고르고, 어깨가 드러나는 상의와 직접 만든 귀걸이를 착용했다. "입사 후 같은 부서 선배에게 '엇비슷한 포트폴리오 중 사진이 눈에 확 들어왔다'는 얘길 들었어요."
무턱대고 개성만 드러내선 곤란하다. 증명사진은 정해진 규격과 규정을 엄격히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증명사진은 규격·용도에 따라 '반명함판(30×40㎜)' '여권사진(35×45㎜)' '공무원증 사진(50×40㎜)' 등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주민등록증용 증명사진의 경우 ▲무(無)배경 혹은 단색 배경 ▲정면 응시 ▲눈과 눈썹, 양쪽 귀 노출 ▲모자·머플러·안대 등 착용 불가 등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개성 있는 증명사진'은 이런 규격화된 '운동장' 안에서 찍히는 사람과 찍는 사람의 협업으로 완성된다.
◇변해가는 나를 기록하다
(사진) 배경색과 헤어 스타일, 표정, 액세서리 등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한껏 드러낸 증명사진.
증명사진으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기록해두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같은 크기, 같은 자세의 사진 속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는 자기 모습을 기념하고 추억하는 것이다. 직장인 신재천(28)씨는 일 년에 한 번씩 증명사진을 찍는다. "고교 시절 주민등록증 사진부터 수능 원서, 군대, 인턴, 입사 원서 사진까지 내 모습을 증명사진으로 간직하고 있다"며 "내년에 태어날 아이도 매년 증명사진을 찍어줄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 일대엔 개성 넘치는 증명사진을 내세운 사진관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촬영비가 10만원에 이르는 곳도 있지만, 매달 한 차례 선착순 온라인 예약은 20초면 마감된다. 20~30대 남녀가 주 고객. 스튜디오 '시현하다'를 운영하는 사진가 김시현(24)씨는 "증명사진은 한번 찍어두면 7~8년쯤 사용하기 때문에 소장의 의미가 크다"며 "얼굴뿐 아니라 직업이나 가치관까지 증명사진에 담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했다.
원본링크: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2/2017071200182.html
[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tvN이 '즐거움'을 주제로 진행한 브랜드 행사 'tvN 즐거움展 2017'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tvN 즐거움展 2017'은 tvN 콘텐츠를 전시와 체험을 통해 다시 만나고, tvN의 크리에이터와 출연진이 함께 시청자와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는 브랜드 행사로 진행했다. 양일간 가족, 연인, 친구 등으로 이루어진 1000여 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아 토크 세션과 전시를 통해 늦가을을 즐거움으로 물들였다. 또한 20만여명이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토크 세션을 함께 즐겼다.
* tvN 콘텐츠 전시 및 밀레니얼 세대의 즐거움 키워드 10
먼저 '윤식당', '신서유기', '삼시세끼 바다목장 편' 등 예능 프로그램과 '도깨비', '슬기로운 감빵생활', '비밀의 숲' 등 드라마 콘텐츠들의 전시와 체험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마치 촬영장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전시에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 최근 트렌드를 리딩하고 있는 세대로 손꼽히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가 꼽은 올 한해 뜨거웠던 열 가지의 즐거움 트렌드 키워드도 관심을 더했다. 청춘의 내면과 공감을 이끌어낸 '
전', 가성비 좋은 휴양의 나라 '베트남', '장미대선', '워너원', 취향저격 캐릭터 '오버액션토끼', 힐링 장난감 '피젯스피너&슬라임', '편의점 젤리', 간편송금서비스 '토스', 필름 카메라 어플 '구닥', 1,000명의 색다른 증명사진을 찍는 프로젝트 '시현하다' 등의 다채로운 키워드들이 꼽힌 것. (서울-경기-인천 20-34세 남녀 1,000명 대상 / 온라인 조사 총 5일간 2차 시행) 또한 tvN 예능의 꿀조합, 러브라인, 게스트 열전 명장면을 볼 수 있는 전시는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 tvN 크리에이터 & 출연진 총 14명이 꾸민 토크세션
양일간 총 네 번의 토크세션에서는 tvN 예능과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크리에이터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등장했다. 첫 날에는 '삼시세끼 VS 윤식당 일상로망 토크'에서는 나영석PD, 이진주PD, 고경표가, 'tvN 씬 스틸러 토크'에서는 박희본, 엄효섭, 이규형 배우가 함께 했다. 두 번째 날에는 '알쓸신잡' 양정우PD, 최재영작가, 유시민, 황교익과 '뇌섹시대 ? 문제적 남자' 이근찬PD와 박경, 하석진, 이장원이 등장해 시청자들과 직접 만나는 뜻 깊은 자리를 꾸몄다. 프로그램 제작 및 출연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이들이 꼽은 '2017년 즐거움' 등 '즐거움'을 소재로 한 풍성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tvN 즐거움展 2017'을 마무리하며 tvN 이명한 본부장은 "
을 통해 tvN 콘텐츠들과 크리에이터, 출연진들이 시청자들과 직접 만나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현장을 찾아주신 일천 여명의 시청자뿐만 아니라 생중계를 통해 함께 해주신 20만여명의 시청자 분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회가 남다르다. 올 한해 tvN에 보내주신 뜨거운 관심과 사랑에 감사 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tvN은 내년에도 tvN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예능,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트렌드 및 즐거움에 대해 끝없이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변함 없는 관심과 사랑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tvN은 2006년 개국 이래, 참신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며 시대와 공감하는 즐거움에 대해 열린 자세로, 브랜드 영향력을 키워오고 있다. 지난해 tvN은 개국 10주년을 맞아 'tvN10 어워즈'와 'tvN10페스티벌'을 개최해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는 '즐거움'이란 주제를 바탕으로 올 한해의 트렌드 및 즐거운 공감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tvN 즐거움전(展) 2017'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jyn2011@sportschosun.com
셀피로 보는 2017년 젊은 층의 자화상
[기자]
사비나미술관 ‘#셀피selfie - 나를 찍는 사람들’은 21세기형 현대인의 자화상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20~30대 젊은 층이 자신의 모습을 연출해서 SNS에 드러내는 ‘셀피’ 현상에 주목한 것입니다.
selfie란 스마트폰이나 웹 카메라 등을 이용해서 자신의 얼굴 사진을 SNS에 올리는 행위를 나타내는 신조어입니다. 최근 20~30대 젊은 층들은 SNS를 이용해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고자 하는 욕구를 표출하고있습니다.
[강재현 / 사비나미술관 전시팀장]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설문조사를 했어요. Selfie를 왜 찍는지 그리고 selfie를 반드시 찍는지. 그리고 미술관에 가면 전시장의 인증샷을 남기는지. 이런 기타 등등의 설문조사를 했는데 80% 이상이 20~30대 (여성)분들이 selfie를 찍는다는 응답이었고요.”
[기자]
2017년 대한민국 젊은 층은 남들과는 다른 나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SNS는 자신을 표현하고 또 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소통창구입니다.
[강재현 / 사바나미술관 전시팀장]
"20-30대 층에게 셀피라는 것은 본인의 흔적을 남기는 과정, 셀피가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어떤 더 좋은 모습, 나은 모습, 그리고 아름다운 모습. 이런 것들을 보여주고 과시하고자하는 심리적인 욕망도 있지 않을까.”
[김보미 / 전시관람객(25세, 여)]
"(SNS를 통해) 소통이 많이 되는데 SNS에 (사진을) 올리면 친구들이랑 선후배들 선생님들과도 안부도 묻게 되고 좋은 것 같아요“
[기자]
자신의 얼굴을 사진으로 남기려는 젊은 층들의 노력은 SNS를 넘어 증명사진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유명세를 탄 포토그래퍼 시현. 대학을 졸업하기 전 2년 동안 1000명의 증명사진을 남기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까지 450여 명의 증명사진을 담는 데 성공했습니다.
사진관의 한 달분 예약은 30초 만에 완료되고,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는 8만 5천명을 넘어섰습니다. 인기의 비결은 획일화되지 않은 개성이었습니다.
[시현 / 포토그래퍼]
“요즘은 사람들이 전형적인 미인상을 원하기보다는 자기 얼굴에 맞게 자연스럽게 남길 원하는 것 같고요. 확실히 눈 크게 해주세요. 턱 깎아주세요 이런 것 보다는 좀 더 자연스러운 구도로 만들어드리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당신의 색은 무엇이냐고 한 번 질문을 던지고 이제 본인이 자기의 색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을 가지고 오시면 그것에 맞춰서 색깔배경을 지정해드리고 그것에 맞는 포즈와 표정과 보정으로 그 사진 한 장을 만들어드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기자]
20-30대 젊은 층은 개성 있는 사진을 찍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진을 SNS에 업로드하고 자신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시현 / 포토그래퍼]
“오히려 자기PR 시대니까 올려달라고 하시는 분들이나 같이 협의가 돼서 올라가시는 분들 오히려 자신의 사진이 너무 잘 나와서 올려주시는 분들. 그런 분들을 리포스트 해드린다거나 이런 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김현정 / 전시관람객 (25세, 여)]
“평범한 것보다 요즘 모든 세대들이 튀는 것을 좋아하고 평범한 걸 거부하는 삶을 많이 살고 있잖아요. SNS를 통해 자기 셀프카메라를 보여주면서 개성을 표현하는 추세인 것 같아요.”
[기자]
카메라 기술의 발전과 젊은 층의 개성 표현 욕구가 어우러져 셀피가 어떤 문화 코드가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매일TV 선소미였습니다.
원본 링크: http://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323713
"최소한에서 최대한으로 시현하다"
증명사진 스튜디오 '시현하다'
"증명사진 이상의 초상사진을 남겨주고 싶다"
최종목표는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사진
신논현역 근처에 위치한 건물의 계단을 따라 한 층 내려가면 한쪽엔 금속 공예품과 꽃이, 다른 쪽엔 타투(tattoo·문신) 도안들과 빨강, 노랑, 파란색 등을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걸려있다. '찰칵찰칵' 셔터 소리가 들리는 곳을 따라가니 크고 작은 조명과 카메라, 작업용 컴퓨터가 옹기종기 놓여있다. 한쪽 벽엔 ‘최소한에서 최대한으로 시현하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포토그래퍼 김시현(24)의 사진 스튜디오 '시현하다’다.
작업실 곳곳에 걸려있는 다양한 배경색의 사진은 증명사진이다. 이곳의 증명사진은 일반 사진관에서 찍는 것과는 다르다. 배경을 원하는 색으로 선택할 수 있다. 표정과 포즈도 다양하다. 익살스러운 얼굴, 활짝 웃어 치아 교정기가 드러난 얼굴 등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표정을 사진에 담는다.
개성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증명사진으로 SNS에서 화제가 돼, 월말에 진행하는 촬영예약은 30초 만에 마감된다. 김시현은 어떤 사연으로 기존과는 차별된 증명사진을 찍게 됐을까.
◇첫 생일 선물로 받은 카메라가 직업으로
학창시절 사진 찍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던 김시현은 생일선물로 카메라를 받았다. 주로 친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친구들이 싫어할 정도로 항상 셔터를 눌렀다. "더 예쁜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그리고 찍은 사진을 하나하나 보정 해서 싸이월드에 올렸습니다. 몇천 장을 가만히 앉아서 보정했는데 지겹지가 않았죠."
-고등학교 때는 졸업사진을 직접 찍었다고 했습니다.
"축제 때 사진부가 촬영한 사진을 파는데, 남는 사진들은 다 버렸습니다. 너무 아까웠어요. 그 사진들을 사용할 수 없을까 해서 직접 졸업앨범팀을 구성하고 학교 동의를 받아서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학교에서는 매년 학생들이 직접 졸업앨범을 만든다고 해요."
-사진을 좋아해서 진로를 포토그래퍼로 정했나요.
"좋아하기만 했다면 정할 수 없었을 거예요. 여행도 좋아하고, 그림도 좋아하기 때문이죠. 좋아하기도 하지만 잘하는 일을 선택했습니다. 잘하는 일을 했을 때 상대방이 그 결과물을 보고 좋아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증명사진 1000명 프로젝트 시작
김시현은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대학 안 가는 게 아니라 못가는 거라는 엄마 말에 자극받아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졸업 전, 학교생활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 증명사진 1000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왜 증명사진이었나요.
"TV에서 노홍철이 사원증 사진을 노홍철 특유의 표정으로 찍은 걸 봤어요. 그때 증명사진도 개성 있게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최소한에서 최대한으로’라는 제 좌우명과도 맞았어요. 틀이 정해져 있는 증명사진을 손님이 만족할 만큼 예쁘게 찍으면 정말 잘하는 게 아닐까 해서 시작했죠."
-프로젝트는 언제 시작했나요.
"작년 9월에 시작했습니다. 시작 전, 증명사진 규정 안에서 모든 걸 시도했습니다. 턱을 살짝 들어서 찍기도 하고, 조명도 바꿔보고, 배경색도 다양하게 넣어서 찍었어요. 그 사진으로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을 신청했습니다. 사진을 인화해 주는 곳마다 ‘이 사진으로는 안된다’고 했지만, 촬영한 모든 사진으로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습니다.
이후, 주말마다 서울에 스튜디오를 빌려 프로젝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촬영 장비를 들고 서울과 경기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촬영을 했는데도 힘든 줄 몰랐죠."
-시현하다는 언제 오픈했나요.
“예약이 점점 많아져 올해 2월에 오픈했습니다. 혼자 스튜디오를 차리기엔 부담이 커서 금속공예가, 플로리스트, 타투이스트와 함께 공간을 나눠서 보증금과 월세 부담을 줄였습니다. 전 학기에 모은 돈으로 장비를 마련했고, 부모님의 지원도 조금 받아 시작했습니다.”
◇증명사진을 넘어 초상사진으로
다양한 각도와 조명, 배경색을 쓴 이유는 단 하나다. "증명사진 이상의 초상사진을 남겨드리고 싶었습니다. 얼굴 각도와 조명을 통해 가장 본인다운 모습을 끌어내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색으로 배경을 선택합니다. 이 모든 요소가 합쳐져 시현하다 표 증명사진이 나오는 거죠."
김시현은 지금까지 총 460명의 증명사진을 촬영했다. 그중 100개의 사진을 골라 지난 5월 ‘시현하다 과정전’을 열었다. 촬영했던 손님 한명 한명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런데 특히 제주도와 진주에서 당일치기로 오셨던 분들과 제가 촬영한 사진을 이력서 사진으로 써서 디자인 회사에 합격했다는 손님이 기억에 남아요. 뿌듯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어떤 의미로 전시회를 열었나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모작(模作)이 많아졌습니다. 그중 한곳에서 1000명을 찍으면 전시회를 열겠다고 공지를 띄우더군요. 예술 쪽에선 전시를 먼저 하면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독창성)가 생겨서 불안했습니다. 고민하다가 1000명이 모이기 전에 과정전을 열어보라는 교수님의 조언으로 열게 됐죠."
-시현하다의 작업을 따라 하는 곳도 많다고 합니다.
"손님들에게도 제보가 많이 옵니다. 저는 시현하다의 작업을 오마주(homage·존경하는 예술가 작품에 영향을 받아 비슷한 작품을 창작하는 것)했다는 것을 표시하면 상관없습니다. 또, 이런 작업을 통해 사진의 가치가 올라간다면 더없이 좋습니다.
하지만 시현하다에 대해 아무런 언급 없이 작업을 진행하고, 슬로건과 마케팅 방식을 카피하는 것은 화가 나기도 합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서로의 아이디어와 작품을 존중해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종 목표는 가족사진
시현하다의 증명사진 촬영 가격은 7만원이다. 증명사진 6장과, 풀사이즈 보정본을 제공한다. 한 달에 100명 촬영 예약이 30초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도 있다.
"한 만화에서 이런 대화가 나와요.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캐리커처가 왜 이리 비싸냐’는 질문에 화가는 ‘15분 만에 그리기 위해 30년을 투자했단다’라고 답합니다. 저 또한 30분의 작업을 위해 지금까지 공부하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좋은 결과물을 드리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요."
1000명의 증명사진을 모두 촬영한 후엔 전시회를 열고, 그동안 모은 돈으로 시현하다만의 사진관을 차리고 싶다고 한다. "일반인들도 포스터나 프로필 촬영을 쉽게 할 수 있는 사진관을 열고 싶어요. 특히 지금은 저와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진을 찍는데, 나중엔 여러 세대를 다 아우르는 가족사진을 누구보다도 잘 찍는 게 목표입니다."
원본 출처링크: https://blog.naver.com/jobarajob/221033234789
보편적인 미의 기준에 맞춘 비슷비슷한 '뽀샵(포토샵 사진보정을 가리키는 은어)' 증명사진이 일반화되고 있다. '포란성(포토샵+일란성) 쌍둥이'란 말까지 나왔다. 성형수술을 많이 받아 얼굴이 비슷비슷해진다고 해서 붙인 '의(醫)란성 쌍둥이'란 말에 이은 특정 미인상에 귀결되는 세태를 풍자한 신조어다.
"정말 놀랐어요. 얼굴에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배도희(23)씨는 최근 친구에게 배운 포토샵 보정 기술로 자신의 증명사진을 직접 보정 해봤다. 배씨는 작아진 얼굴에 커다란 눈, 오똑한 코, 깨끗한 피부, 정갈한 머리로 탈바꿈한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며 "간단한 조작으로 변하는 모습에 빠져 보정을 멈추기 어려웠어요"라고 말했다.
최근 사진보정 기술과 앱이 확산되면서 사진을 보정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취업에 필요한 증명사진은 물론 일반 사진도 뽀샵은 필수다.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 내거나(Crop) 밝기와 채도를 조절하는 작업은 휴대폰으로 손쉽게 할 수 있다. 셀카는 더 편해졌다. 360도 카메라, 스노우캠과 같은 사진앱은 셔터를 누르기 전부터 화면에서 깨끗한 피부와 갸름하게 바뀐 얼굴을 보여준다.
포토샵은 대표적인 이미지 보정 및 편집 프로그램이다. 인물 보정엔 픽셀유동화 필터(Liquify filter)가 필수다. 뒤틀기 도구(Forward warp tool)를 이용해 전반전인 얼굴과 몸매를 다듬을 수 있다. 최신 버전은 얼굴 도구(Face tool)를 누르면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한다. 주변은 건드리지 않고 눈, 코, 입, 이마, 턱, 얼굴 크기 등 원하는 부위를 줄이거나 키울 수 있고, 초보자도 복제 도장 도구(Stamp tool)와 복구 브러시 도구(Healing brush) 로 피부 잡티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
많은 사진을 보정하는 웨딩사진 업체는 플러그인을 선호한다. 포토샵과 연동이 가능한 프로그램인 포트레이쳐(Imagenomic Portraiture)는 피부 보정에 특화된 플러그인이다. 이목구비와 머리카락, 옷의 디테일 등을 건드리지 않고 피부만 깨끗하게 만든다. 피부 잡티를 하나하나 제거하는 수고를 덜어줘 일관성을 갖춘 보정이 가능하고 작업의 효율을 높인다. 서울의 한 웨딩 스튜디오에서 리터쳐로 일하는 강 모(25)씨는 "피부가 좋지 않아 촬영을 주저 하는 신부님들에게 포토샵 보정에 대해 설명해주면 마음을 열고 촬영에 임한다"고 말했다.
후보정이 일상이 된 만큼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한다. 서울에서 일하는 박 모(25)씨는 작년 11월 소개팅 자리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소개팅 어플에서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드는 한 여성을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약속한 장소에서 그녀를 찾지 못했다. 붐비는 인파 속에서 서로 '어디세요' '여기 있어요' 문자를 주고받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전화를 걸자 사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박모씨 앞에 나타났다. 실망한 박씨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어느 정도 보정은 예상했지만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라고 말했다.
해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광고 사진의 경우 간혹 실수가 드러나 빈축을 산다. 배가 나온 모델을 마르게 보이게 하려다 갈비뼈가 사라지고 배 근처의 손가락이 콩나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진 속 거울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 거울엔 보정 전인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기도 한다.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 장 모(43)씨는 "응시원서 사진 속 신입사원들은 모두가 총명한 눈에 오똑한 코, 얼굴은 브이(V) 라인을 갖고 있습니다"라며 "면접장에서 실물을 보기 전까진 사진을 신뢰하지 않지만 잘생기고 이쁜 사진에 눈길이 가는 건 사실 입니다"라고 말했다.
과한 보정을 요구하는 이유도 있다. 조금이라도 좋은 인상을 보이기 위해서다. 회원 수 220만 명이 넘는 한 취업 정보 인터넷 카페에는 '사진 수정방'이 따로 운영된다. 취업 준비생들은 이곳에 자신의 증명사진을 올리고 '과한 뽀샵'에 세련된 정장을 합성해줄 것을 요청한다.
취업 준비생 정 모(27)씨는 "다들 눈에 띄려고 보정을 하는데 나만 솔직한 모습으로 불리할 이유가 없다"며 "사진으로라도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과한 보정을 요구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물 사진의 경우 촬영과 더불어 얼마나 보기 좋은, 감각적인 보정을 하느냐도 사진가의 실력이 되었다. 개개인에 알맞은 배경색과 조명을 활용한 증명사진으로 유명한 인물 사진작가 김시현(23)씨는 "사람마다 각자 예쁘게 나오는 각도와 어울리는 빛이 다릅니다. 사진에 찍힌 인물의 원본엔 비대칭인 얼굴과 피부 상태, 눈의 충혈, 잔머리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라며 "눈을 억지로 키우고 턱을 깍아내리는 보정이 아닌, 눈으로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인물의 매력을 끄집어내는 보정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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